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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영화 후기 : 최선을 다하는 자 인정하는 세계

by ❖✦✧❖ 2023. 1. 7.

한국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영화 같다. 식민지와 분단, 전쟁으로 완전히 망했다가 산업화로 국가의 노선을 잡고 일꾼들이 야근하고 가정 버리고 빨리빨리 선진국 기술 흡수해서 한국은 이 정도 먹고 사는 나라가 되었다.

 

영화 "신세계"역시 선진 영화 빨리빨리 따라해서 그들을 따라잡자는 산업화 마인드가 잘 녹아있는 한국적인 정체성의 영화다. 기존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범죄 영화의 주요 요소들을 감독은 그대로 오마주해서 종합적으로 잘 버무려내려고 이렇게 저렇게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기존 범죄 영화들의 클리셰를 따와서 한국적 배경을 집어놓고 완성도를 업그레이드한 형식이 "신세계"라고 보면 된다. 잠입 정보원, 남자들의 이익을 초월한 우정, 적과 동지의 경계가 역전되는 심리적 스릴감을 두루 즐길 수 있다. 잔인한 액션 신도 볼 만 하다.

 

신세계-포스터-사진
신세계-포스터

 

제목이 멋있는 영화다. "신세계"는 2013년에 개봉된 박훈정 감독의 작품이다. 이정재(이자성), 최민식(강과장), 황정민(정청)세 사람이 각각 꿈꿨던 그들만의 신세계를 서로가 성취하기 위해 피 튀기며 목숨걸고 달려가는 열정의 과정을 그렸다.

 

한 번 사는 인생, 어떤 가치를 좇으며 피와 열정을 바쳐야 좋은지 신세계라는 컨셉 아래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좋은 영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열정을 불사르면 좋을까.

 

영화는 조폭에 잠입해 있는 정보 경찰 이자성이 자신의 워커홀릭 상사인 강과장과 자신을 의심하지 않고 친 형제처럼 여기는 조폭 중간 보스 정청 사이에서 게임을 하는 이야기다.

 

이자성은 자신의 경찰 신분을 정청에게 들키지 않고 조폭 정보를 빼내야하고 동료 조폭들로부터 언제 당할지 모르는 신변 위험도 스스로 감내해야 한다. 강과장은 목적지향적 인물이라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자성의 불안 요소를 뼈대로 영화는 내내 긴장감 있게 흘러간다.

 

이자성이 강과장의 명령을 더 이상 듣지 않고 배신하는 장면과, 정청 역시 이자성의 실체가 잠입 경찰임을 알았음에도 우정을 위해 모른척 넘어가주는 대목이, 이 영화의 재미 포인트다.

 

세 사람 모두는 각자가 꿈꾸는 신세계가 있었다. 뼈 속까지 조폭인 정청의 신세계는 당연히 기업형 조폭 집단 골드문의 회장이 되는 것이고, 강과장의 신세계는 이들 골드문을 이자성의 잠입을 무기로 때려잡아 정의구현 시키는 것이다. 이자성은 이들 중간에서 무사히 살아남는 것이 그의 신세계였다. 처음에는.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강과장은 수사 본능과 정의 구현 욕망의 과다로 무리수를 두게 되고, 부하인 이자성을 미치게 만든다. 조폭들과 불안한 동거를 하던 이자성 주변에 혹시라도 있을 그의 배신 방지 목적으로 같은 경찰 마크맨을 붙여서 이자성을 감시해왔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경찰청이 정청에게 해킹당하면서 이자성의 경찰 신분도 정청에게 알려지게 된다.

 

정청은 강과장과의 대면 이후 강과장의 신변을 해킹하는 과정에서 아우 이자성이 경찰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게 된다. 그러나 그는 지난날 함께해왔던 날들을 간직하기 위해 모른척 넘어간다. 이런 내막을 모른채 강과장은 이자성의 신분이 털린 것만 가정한 채 이판사판으로 이자성을 골드문 회장으로 추대해서 승부수를 띄우려고 한다. 성공하면 골드문 관리는 경찰에게 쉬운 일이 될 터였다.

 

그러나 이자성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죽어가는 정청의 조언대로 자신이 살기 위해 독하게 마음 먹고 경찰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직장 노예로 사느니 조폭 자체가 되어서 세상의 주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선배 강과장을 살해한다.

결국 이자성은 강과장의 부하로서가 아닌, 조폭 그 자체가 되어서 마침내 골드문 회장을 차지한다. 노예에서 주인이 된 이자성은 실현된 자신의 신세계에 전율하며 승리의 담배 한 대를 태운다.

 

강과장은 나쁜 놈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정청은 이자성을 돕기 위해 그의 잠입을 이해해주었다. 이자성은 자신이 살기 위해 배신했다. 결과는 반드시 모두에게 좋아야 하는건 아니다.

그러나 잘못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모두가 나름대로 옳다. 그런 포용과 인정의 세계가 신세계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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