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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영화 매트릭스 후기 : 깨어나서 나 자신을 알자

by ❖✦✧❖ 2023. 1. 6.

"매트릭스"처럼 수많은 패러디와 인용을 당한 영화는 없을 것이다. 세기말인 1999년에 개봉되었기 때문에 더 독특한 가치를 부여받기도 했다.

 

매트릭스-포스터
매트릭스-포스터

 

>>> 이런 영화는 어떠세요

 

 

 

 

말도 안되는 혁신적인 액션 장면과 환상적인 컴퓨터 그래픽은 개봉된지 25년이 다 된 지금 봐도 놀라운 기술이다. 온갖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인용들과, 범람하는 오마주들은 아는 것 없으면서 아는척 하고 싶고, 쿨하지 않으면서 쿨해 보이고 싶은 어설픈 지식인들의 욕망을 만족시키기에 완벽한 영화이다.

 

이렇게 장난스럽게만 말하면 곤란하고, 정말로 훌륭한 교훈을 주는 영화다. '네오'를 주인공으로 해서 영화 내내 네오는 그리스의 영웅 서사시처럼 스스로가 가진 본연의 힘을 서서히 발견해나가는데, 네오의 여정은 곧 우리 자신의 여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네오처럼 우리도 깨어나서 자신을 직시한다면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강하며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명작 영화를 만들다니 감독은 보살이 분명하다.

 

 

"매트릭스"는 워쇼스키 남매 감독의 미국 영화로 1999년에 개봉된 작품이다. 액션 영화이기도 하지만 주인공 '네오'가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를 발견해가는 과정을 담은 성장 영화이자 영웅영화이다.

 

'네오'는 반란군 친구들을 통해서 그동안 자신이 살았던 세상이 매트릭스라고 불리는 가상 현실이었음을 듣게 되었고, 바로 네오 자신이 그 가상 현실을 파괴하고 사람들을 구해줄 '그 사람'(The One)이라는 자각을 서서히 하게된다. 요약하자면 영화는 그런 스토리다.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이 영화를 이야기 해보기로 한다.

 

오마주 천국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영화 "매트릭스"에는 별 별 레퍼런스들이 잔치를 이루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기생하는 놈팽이들의 대학 시절 공책을 영화에 잔뜩 집어넣고 자기들끼리 히히덕거릴 것을 생각하니 애처롭게 느껴진다. 감독 '워쇼스키' 남매가 남다른 시야가 있기도 해서일 것이다. 모든 인용이 존경심을 유지하는 가운데 이루어졌기 때문에 오마주(존경)라고 좋게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지식을 외우는데 관심이 큰 사회 초년생이나 고급스럽게 말해야 생활이 가능한 초급 지식 자영업자들에게 "매트릭스"는 큰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나도 한 때 "매트릭스"에 심취해서 대단한걸 발견한 것 처럼 흉내내고 다녔다. 10번 넘게 이 영화를 본 것 같다.

 

영화는 철학, 종교, 동화 등 참조가 무수히 많다. 인용구 장면만 떠들어도 밤을 새가면서 친구와 소주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레퍼런스는 바다를 이룬다.

 

감독은 일본에서 이 영화의 힌트를 얻었다고 했는데 이들 남매는 실제로 일본의 불교와 애니메이션 오타쿠들이다. 기계와 인간이 싸우고,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설정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사골 끓이듯 오래 우려먹었다. 이 영화도 인공지능 기계가 만든 매트릭스 속에서 인간이 지배받는다는 설정이다.

 

매트릭스의 진실을 알고 싶어서 토끼 문신을 새긴 여자를 네오가 졸졸 따라가는 장면은 영국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차용이다. 무엇이 진짜 현실인지 어안이 벙벙한 네오에게 나중에 '모피어스'가 또 한 번 이 동화를 인용한다.

 

장 보드리아르의 "시뮬라시옹"이라는 책도 영화에서 인용된다. 네오의 은밀한 창고로 활용된 책이다. 아주 절묘한 인용이다. 영화 자체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면서 인공지능 기계에 저항하며 대중의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초현실주의를 다룬 보드리아르의 책과 주제가 겹쳐지는 효과가 있다.

 

극중 인물들의 이름은 그리스 신화와 기독교에서 오마주했다. 네오는 '새로운' 또는 '부활'이라는 뜻이다. 네오의 애인 '트리니티'는 삼위일체라는 뜻이다. '모피어스'는 꿈의 신이라는 의미다. 실제 영화 속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네오를 매트릭스가 만든 꿈의 세계에서 깨어나도록 도와준 인물이 모피어스였다.

 

빡빡머리 남자 꼬마가 네오에게 숟가락을 없다고 생각하라고 충고하는 장면은 인도 구루들을 생각나게 한다. 현실과 꿈이 다르지 않다는 모피어스의 말은 노장 철학을 반영한다.

 

중국풍 무술은 이소룡을 오마주한 것 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이소룡은 철학을 전공했으며 대단히 깨어난 사람이라고 평가되는 인물이다.

 

이러한 엄청난 오마주들은 "매트릭스"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영화로만 볼 수 없는 인공지능

요즘 스마트시티다, 4차산업이다, 비대면이다, 말 들이 많다. 마치 인간의 편의를 위해 우리에게 저런 것이 꼭 필요한 흐름인 것처럼 선전하던데 정말로 나에게 꼭 필요한지 나는 의문만 든다. 나는 솔직히 저런거 하나도 필요없으니까 마치 나에게 필요한 것처럼 거짓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자연을 복원시켜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사는 문명으로 시스템을 재편하는데만 몰두한다해도 시간이 모자란 이 시점에, 로봇과 기계가 통제하는 세상이 인간한테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공장에서 사람 손 자르고, 죽여도 로봇은 사형 안당하던데 그런건 나한테 1도 필요 없다. 확실한건 서민들이 저런 인공지능 지배 체제가 필요한게 아니란거다. 그건 확실하다.

 

영화 "매트릭스"는 20년도 전에 나왔지만 이미 인공지능 지배 세상을 예언했다. 그리고 그 예언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소름이 돋는다.

 

매트릭스는 인공지능 신이 인간을 노예로 부려먹기 위해서 만든 통제와 세뇌이다. 그것이 종교이든, 회사이든 매트릭스는 어디에나 설치되어 있다. 인간의 주인 의식과 자유, 무한한 가능성은 매트릭스의 세뇌를 통해 차단되어 있다.

 

그러나 네오는 현실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밤마다 해킹을 하러 다니면서 진실이 무엇인지 찾아다닌다. 그 과정에서 '트리니티'와 '모피어스'를 알게 된다. 그들은 반란군으로서 매트릭스에 세뇌당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느부갓네살 호를 타고 생활하며 기계 군단의 공격을 피해 다니면서 매트릭스로부터 사람들을 구원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구원자가 네오라고 믿고 있다.

 

네오는 처음에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신이 사람들을 매트릭스로부터 구할 사명자라는 사실은 물론, 현실이 가상이었고 매트릭스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격렬하게 저항했다. 하지만 모피어스의 안내 덕분에 서서히 진실을 깨닫게 된다.

 

인공지능이 설치한 매트릭스는 너무나 강력하다. 인간은 너무나 심각하게 세뇌된 나머지 허상에 불과한 이 매트릭스를 깨뜨릴 생각은 커녕, 오히려 보호한다. 진실을 말해주었더니 오히려 화를 냈던 네오의 처음 반응이 그런 예이다. 사람들은 진실을 싫어한다.

 

매트릭스의 진실을 믿든 말든 상관없다. 이미 인공지능 세상은 왔다. 그들은 잠도 자지 않고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사람들의 일상을 넘어 침실까지 침투해 있다. 부디 인간과 감당되는 동거가 되길 기도하는게 최선인 것 같다.

 

 

깨어나서 나 자신을 알자

모두가 네오처럼 영웅이 되어서 사람들을 허상의 매트릭스로부터 구할 필요는 없다. 그런 삶은 얼마나 피곤할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중요한 것은 행복이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면 행복해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원인을 무엇이라고 부르든 우리가 행복해지는게 꽤나 어렵다. 그게 매트릭스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매트릭스는 정말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이 뉴스인지, 종교인지, 교과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스스로 깨어나서 행복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점 만이 중요하다.

 

자연과 가까이 하고, 땅의 흙을 맨 발로 밟고, 날리는 바닷물을 코로 들이마시고, 나무를 부둥켜안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먹는 삶이 인간의 행복에 필요하다. 그런 것들이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해주는 요소들이자, 하늘이 인간에게 베푼 선물이다. 그런데 이런 혜택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때문에 지금 차단되어 있다.

 

우리는 자연에서 나왔기 때문에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한다. 이 단순한 진리에 역행하는 방식으로 문명이 기계 위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병들고 불행하다. 우리의 어머니인 자연과 단절된 상태의 기계 문명 속에 우리가 갇혀있기 때문에 깨어나서 내가 누구였는지 알기란 여간 쉽지 않다. 하지만 노력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깨어나는게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깨어나려면 기계보다는 자연과 함께 해야 한다. 그 때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우리는 지구 어머니의 자녀로서, 그녀가 그러한 것처럼 우리도 사랑과 나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이다. 그런 자의식을 가진 사람이 행복하지 않기가 오히려 더 쉽지 않을 것이다. 깨어나서 자신을 알려면 저항할 용기가 필요하다. 일단 용기를 내면 그 길엔 많은 선배들로부터 보증된 행복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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